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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아들딸들아, 헌 나라 허물고 새 나라 세워라
작성자 이**** (ip:)
  • 작성일 2021-03-08 08: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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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회수 46
평점 0점


[한겨레] 34년 전 5월의 광주, 난사하는 기관총 소리 저편에서 “우리를 기억해 주세요”라고 흐느끼던 호소가 있었다. 권력들은 오랫동안 그 호소를 말소하려 했다. 어른들은 언젠가부터 그 기억을 귀찮아했다. 그런 나라, 그런 어른을 믿지 마라. 그들의 기억을 믿지 마라. 팽목항 선착장엔 배가 들어오지 않는다. 파도만 밀려왔다가 물거품으로 사라진다. 기다리는 사람은 돌아오지 않는다. 장죽도, 갈마도 너머 바다, 그 너머 상하조도 모도 대마도 너머 바다, 그 너머 거차도 맹골도 앞바다에서 불어온 바람만 돌아온다. 방파제 끝 작은 등대도 빛을 잃었다. 난간에 묶인 노란 리본들만 하염없이 팔랑인다.파도는 설레던 아이들의 재잘거림, 자지러진 웃음처럼 부서지고, 보고 싶다 살려달라던 흐느낌, 사랑한다 사랑한다며 떠난 아이들 마지막 손짓처럼 리본은 흐느낀다. 그들을 삼킨 바다는 태연하고, 주인 잃은 항구는 침묵한다. 무엇으로도 끌 수 없는 불을 안고 스무여드레 동안 버텨온 사람들은 몸도 마음도 재가 되어 간다. 울음도 지쳤다.세상에! 오른쪽으로 돌려봐도 아득하고, 왼쪽으로 돌려봐도 구취아득하다. 위로는 천장까지 빼곡하다. 어떻게 저럴 수가…. 거대한 안산 분향소는 영정의 장벽이다. 아이들은 오월 하늘보다 맑고, 바람보다 구름보다 천진하지만, 온전한 침묵과 어둠뿐이다. 그 밑에 병든 짐승처럼 웅크리고 있는 건 껍데기뿐인 대한민국.한 자식이어도 가슴 터지는 아픔인데, 그 많은 아이들을 우리는 어찌 감당할까. 무릎이 꺾인다. 혼비백산, 혼은 달아나고 몸은 부서진다. 그리운 사랑, 언제나 향기로운 사람들, 차라리 사랑한다 보고 싶다는 마지막 한마디나 남기지 말 것을, 동생 걱정하지 말고, 안녕이란 말이나 하지 말 것을.리본마다, 펼침막마다 지키겠노라, 끝까지 밝히겠노라 다짐하지만, 무슨 염치로 약속을 할까. 너희들이 믿고 의지했던 나라에서 영혼을 없애버린 게 누군데. 세월호를 삼킨 건 담적병치료맹골수로 바다였지만, 그곳에 너희를 밀어넣은 것은 탐욕스런 기업, 탐욕스런 사회, 이들과 결탁한 무능하고도 교활한 정부, 비열하고 무책임한 권력이었다. 그런 사회, 정부, 권력을 조루만들고 또 그것을 방관한 건 어른들이었다.이미 우리는 광주학살을 경험했다. 권력은 시민을 탱크와 기관총으로, 소총과 대검으로 죽였다. 그런데도 가해자들은 지금까지 희생자를 폭도라 하고, 민주주의를 위한 저항과 희생을 폭동이라고 매도했으며, 우리는 그걸 막지 못했다. 가해자 신용카드현금후손들이 다시 권력을 쥐고 역사를 어둠 속으로 몰아가는 것도 막지 못했다. 미군 탱크에 밟혀 죽은 미선이 효순이의 추모를 시체장사라 조롱하고 침 뱉는 이들이 떵떵거리는 세상을 그저 지켜만 봤다. 쿠데타와 헌정유린, 국민주권의 파괴와 암흑 정치, 간첩조작과 사법 살인, 암살과 인권유린과 의문사를 자행했던 자들을 나라의 아버지요 대한민국의 수호신으로 떠받드는 걸 방관했다.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던 세입자들을 불태워 죽이고도 그들을 도시테러리스트라 저주하던 자들, 가족들 먹이고 아이들 키우기 위해 몸부림치던 쌍용차, 한진중공업 분양광고노동자들을 하나둘 죽어가게 했던 자들과 정면에서 맞서지도 못했다. 권력이 자본의 역류성식도염치료주구 노릇이나 하고, 국가권력이 국민의 선택을 멋대로 조작했는데도 이를 심판하지 못했다. 북한을 이용하지 않고는 하루도 지탱하기 힘든 정권과 권력자들, 그들이 이 나라를 이렇게 병들게 하도록 우리는 바로잡지 못했다. 생명이 돈으로 환산되고, 사람이 상품으로 전락해도, 살인적 경쟁이 아이들을 낙엽처럼 떨어지게 하고, 인간적 가치를 하나둘 교살할 때에도 무력하기만 했다. 그래서 이웃의 고통을 느끼기는커녕 즐기는 사이코패스가 나라의 주인 행세를 하게 되는 걸 지켜봐야 했다.세월호의 침몰은 그 결과였다. 이 강남역왁싱나라 선장이 사고가 참사가 되도록 방관한 것도 그 결과였다. 그 희생 앞에서 종북좌파 종자 운운하고 정치선동, 폭동 가능성 운운하고, 유족을 깡패 같다느니 벼슬이나 한 것 같다느니 농락하는 자들이 발호하는 것도 그 결과다. 국가적 참사의 시비를 가리기는커녕, 이념의 깃발과 편가름의 조작 뒤에 숨어 책임을 떠넘기는 것도 그 결과다. 그런 자들은 정부에서도 국회에서도 떵떵거린다. 미개한 나라 미개한 국민이라고 조롱하는 자식의 아비는 정부여당의 서울시장 후보가 되었다.진도체육관에선 오늘도 주검을 기다린다. 실종자 20여명의 가족들은 생환이 아니라 주검의 귀환을 기다린다. 도대체 주검을 기다리는 그 심정을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하루도 이틀도 아니고 열흘도 스무날을 그런 기다림 속에서 그들은 몸도 마음도 재가 되고 있다. 그 기이한 기다림 속에서 그들은 무너지고 있다. 그와 함께 무너지는 게 있으니, 이 병든 나라다. 생환이 아니라 주검밖에 기다릴 게 없는 대한민국은 그 자체로 주검이다.34년 전 5월의 광주, 탱크의 캐터필러 소리와 함께 난사하는 기관총 소리 저편에서 “우리를 기억해 홍보마케팅주세요”라고 흐느끼던 호소가 있었다. 권력들은 오랫동안 그 호소를 말소하려 했다. 어른들은 언젠가부터 그 기억을 귀찮아했다. 그런 나라, 그런 어른을 믿지 마라. 그들의 기억을 믿지 마라.아들딸들아, 너희는 새 나라를 세워야 한다. 너희들의 나라. 서로 고통을 감싸주고 함께 나누는 나라, 돈과 권력과 명예보다 사람이 먼저인 나라, 가난이 아니라 거짓과 비겁이 부끄러운 나라, 손잡고 함께 가는 나라. 너희들처럼 싱그럽고 향기로운 나라. 부끄러움을 아는 어른들은 그 뒤를 따를 것이니, 무소의 뿔처럼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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